010 | 뉴노멀의 음악, 디지털 컨버전스 음악으로 미래를 듣다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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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미학연구회 / 원유선 지음, 모노폴리, 2021
뉴노멀의 음악
디지털 컨버전스 음악으로 미래를 듣다
최근 디지털 테크놀로지와 인터넷은 창작에 활발히 사용되며 음악의 패러다임 전환을 적극적으로 주도하고 있다. 2007년 아이폰의 등장을 기점으로 가상현실,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 범람하는 기술 속에서 음악을 창작하는 방식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음악이 기존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것들과 자유자재로 융합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상에서 경험하는 것들이 데이터로 변환되면서, 현실과 가상, 인간과 미디어 등 과거에는 섞일 수 없던 정보가 혼합되기 시작했다. 작곡가들은 인터넷에서 마주한 재료들을 뒤섞고 소리와 신체를 가로지르며 기술이 형성하는 사회적 변화를 담아낸다.
이 책은 세상이 점점 디지털화 되면서 벌어지는 변화를 조명하는 것으로 출발한다. 서로 다른 정보가 거침없이 혼합되는 디지털 컨버전스는 올드미디어와 뉴미디어, 현실과 가상, 미디어와 신체를 융합하며 문화를 수용하는 방식과 창작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작고 성능 좋은 컴퓨터로 네트워크에 접속해서 갖가지 재료들에 접근하고 마음대로 편집해서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은 창작방식과 소재, 재생산방식에 동시다발적인 변화를 일으키며 창작에 대한 전통적인 개념에 도전한다.
이러한 변화는 디지털 컨버전스 음악에 농축되어 있다. 디지털 컨버전스 음악은 디지털 컨버전스가 형성한 문화와 긴밀한 영향을 주고받으며 서로 다른 성격의 정보가 융합되면서 나타나는 긴장과 충돌을 보여준다.
이 책이 최신의 음악적 양상만 다루는 것은 아니다. 책의 말미에서는 디지털 컨버전스 음악이 “뉴노멀의 음악”으로서 갖는 미적인 의의를 거론한다. 디지털 전환으로 자연적인 경계가 해체되고 상호침투하며 나타나는 디지털 컨버전스 음악의 역동적인 양상은 새로운 미학을 요청하고 있다. 새로운 재료와 매체, 형식을 선보이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음악의 근본적 의미에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이에 형식과 감각, 삶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디지털 컨버전스 음악이 지닌 미학적 실체와 잠재력을 탐구한다. 이를 통해 디지털 컨버전스로 급변하는 음악의 지형도를 이해하고, 광범위한 영역을 횡단하는 음악의 미래를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